9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법원 뒤 건물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진 가운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합동감식반이 현장에 투입됐다. 연합뉴스 사상자 57명(7명 사망)이 발생한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밀집건물 방화 추정 화재 현장에서 용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흉기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희생자 일부에서 자상(칼날 등 날카로운 물건에 찔린 상해)이 발견됐다.1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소방당국 등은 지난 9일 1차 현장감식을 통해 불길이 시작된 203호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칼 1자루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현장에서는 인화성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는 용기도 발견됐다.또 화재가 발생한 사무실에서 숨진 7명(남 5, 여 2)에 대한 1차 부검에서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처가 남성 2명의 시신에서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2명은 용의자가 아닌 변호사 사무실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명은 여러 차례 상처 자국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이석화 대구지방변호사회장은 지난 9일 취재진을 만나 “피해자 6명 중 남성 2명의 몸에서 상처가 발견됐다”며 “피해자 4명의 사인은 질식사로 밝혀졌지만 이들 2명은 질식사가 아닐 수도 있어 부검이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부검을 통해 직접적인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한편 범행 당시 불을 질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A(53) 씨의 시신은 203호 사무실 입구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놓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시신은 203호 안쪽에 위치한 변호사 사무공간에 붙은 출입문 인근에서 발견됐다. 수사 초기 한 사무실에서만 사망자가 나와 용의자가 출입문을 막고 서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에서 벗어난 결과다.경찰 관계자는 건물 CC(폐쇄회로)TV를 보면 A 씨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연기가 치솟는다며 시간상 사무실에서 흉기를 휘두른 뒤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다른 수사팀 관계자는 불을 지르고 도망갈 생각이라면 용의자의 시신이 저런 위치(사무실 중간 정도)에서 발견될 리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각오까지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대구경찰청 수사전담팀은 현장에서 나온 유류품의 출처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또 A씨의 거주지(수성구) 인근 주유소 등을 대상으로 탐문을 벌이고 있다. 수사팀은 범행에 사용된 인화성 물질이 시너가 아닌 휘발유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A씨 집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건물에서 지난 9일 오전 10시 55분께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진화대원 등 160여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22분 만인 오전 11시 17분께 불을 껐다. 하지만 이 건물 2층 사무실 5곳 중 1곳에서만 7명이 숨지고 같은 건물에 있던 다른 변호사 사무실 관계자와 의뢰인 등 50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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